은퇴 크레바스를 메우는 네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짧게 다뤘던 주택연금을 여기서 자세히 봅니다. 자산은 있는데 매달 쓸 현금이 없는 상황, 흔히 "집 부자, 현금 거지"라고 부르는 상태에 가장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제도입니다.

어떤 제도인가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그 집에 계속 살면서 매달 생활자금을 받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공적 제도이고, 부부 모두 세상을 떠난 뒤 주택을 처분해 그동안 받은 돈을 정산합니다.

일반 담보대출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둘 있습니다. 매달 갚지 않습니다. 오히려 받습니다. 그리고 사는 동안 집에서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누가 가입할 수 있나

항목기준
나이부부 중 한 명이 만 55세 이상
주택 가격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다주택자보유 주택 공시가격을 합산해 12억 원 이하면 가능
대상 주택주택 및 주거 용도의 오피스텔
거주담보로 맡긴 집에 실제로 살아야 함

공시가격 상한은 2023년에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예전 자료를 보고 "우리 집은 안 되겠지"라고 접어두셨다면 다시 볼 만합니다. 출처: 한국주택금융공사.

가입 판단 기준과 지급액 기준은 다른 가격입니다

여기서 많이들 헷갈립니다. 가입할 수 있는지는 공시가격 12억 원으로 따지지만, 매달 얼마를 받는지는 공사가 인정하는 시세나 감정평가액으로 정해집니다. 공시가격은 보통 시세보다 낮으니, 두 숫자가 다르다고 해서 잘못 계산된 것은 아닙니다.

주택연금 월지급금을 정하는 세 요소 나이, 주택 가격, 가입 시점 금리에 따라 월지급금이 정해집니다. 부부는 나이가 적은 사람 기준입니다. 나이 (부부는 연소자 기준) 많을수록 ↑ 주택 가격 (시세·감정가) 높을수록 ↑ 가입 시점 금리 가입 후 고정 주택연금 월지급금을 정하는 세 요소
나이가 많을수록, 집값이 높을수록 많이 받습니다. 부부라면 나이는 연소자 기준이라 나이 차가 큰 부부는 예상보다 적게 나옵니다.

월지급금은 무엇으로 정해지나

금액은 결국 아래 셋이 정합니다.

  1. 나이. 많을수록 많이 받습니다. 받을 기간이 짧을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2. 주택 가격. 시세가 높을수록 많이 받습니다.
  3. 금리. 가입 시점의 금리 수준이 반영됩니다.

부부라면 나이가 적은 쪽이 기준입니다

이 대목에서 예상이 크게 어긋나는 분이 많습니다. 월지급금은 부부 중 연소자, 그러니까 나이가 적은 사람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남편이 70세여도 배우자가 58세라면 58세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부부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나도 남은 배우자가 같은 금액을 계속 받도록 설계된 제도라서 그렇습니다. 보장이 두터운 만큼 매달 받는 금액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나이 차가 큰 부부일수록 예상보다 적게 나옵니다.

집값이 떨어져도 더 갚지 않는다는 점, 이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나중에 집을 처분했을 때 그동안 받은 연금보다 집값이 적더라도, 모자란 부분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집값이 남으면 그 차액은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바꿔 말하면 손실 위험은 공사가 지고 이익은 가입자 쪽에 남습니다. 일반 담보대출과 가장 크게 다른 지점이고, 공적 보증 제도라서 가능한 설계입니다.

대신 감수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 상속분이 줄어듭니다. 자녀에게 집을 온전히 물려주려는 계획이라면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가족과 미리 이야기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갈등이 생깁니다. 저는 이 대화를 가입 절차의 일부라고 봅니다.
  • 중도에 해지하면 부담이 있습니다. 그동안 받은 돈과 이자를 정산해야 하고, 해지 후 3년간은 다시 가입할 수 없습니다. 잠깐 쓰고 그만두는 용도로는 맞지 않습니다.
  • 비용이 붙습니다. 가입할 때 주택가격의 1.0%를 초기보증료로, 이후 매년 보증잔액의 0.95%를 연보증료로 냅니다. 매달 받는 돈에서 빠지는 게 아니라 나중에 정산할 때 반영되니 체감은 잘 안 되지만, 총액에는 분명히 영향을 줍니다. (초기보증료는 2026년 3월부터 1.5%에서 1.0%로 인하됐습니다.)
  • 이사하면 절차가 필요합니다. 담보 주택에 실제로 살아야 하니, 이사를 계획 중이라면 가입 전에 공사에 물어봐야 합니다.

그럼 언제 검토할 만한가

주택연금이 잘 맞는 경우는 비교적 뚜렷합니다.

  • 자산이 대부분 집에 묶여 있고 매달 쓸 현금이 부족한 경우
  •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것보다 본인의 노후 생활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경우
  • 국민연금이 나오기 전 공백기가 길어 그 기간을 메울 수단이 필요한 경우

거꾸로 다른 소득으로 생활이 되거나, 몇 년 안에 집을 팔거나 이사할 계획이라면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월지급금이 늘어나니 급하지 않다면 시점을 미루는 것도 선택지입니다.

다른 연금과 어떻게 다른가

구분국민연금주택연금
재원낸 보험료보유한 집
받는 기간평생평생(종신 방식 기준)
물가 반영있음정액형은 없음 (정기증가형 등 선택 유형은 별도)
남는 것—정산 후 남으면 상속

물가에 연동되지 않는다는 점이 국민연금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지금 월 100만 원이 20년 뒤에도 100만 원입니다. 실질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듭니다. 생활비 계산기에 넣을 때는 이 점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 낫습니다.

확인하고 신청할 곳

  • 한국주택금융공사: 제도 안내와 상담(1688-8114). 지사 방문 상담도 받을 수 있습니다.
  • 예상 월지급금 조회: 나이와 주택 가격을 넣으면 대략적인 금액이 나옵니다. 부부라면 나이가 적은 쪽으로 넣어야 실제와 가깝습니다.

주택연금으로 받을 금액을 연금 수입에 넣고 부족액을 다시 확인해보세요.

부족액 다시 계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