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연금 글에서 "얼마를 받는가"를 다뤘습니다. 여기서는 그 앞뒤, 그러니까 배우자가 세상을 떠난 뒤 무엇을 언제 어디서 처리해야 하는가를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은퇴 설계는 부부 단위로 하는 것이지만, 한 사람이 먼저 떠난 뒤의 절차까지가 설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한 순서로 보기
| 기한 | 할 일 | 어디서 |
|---|---|---|
| 1개월 이내 | 사망신고 (사망진단서 원본 필요) | 시·구·읍·면·동 어디서나 |
| 6개월 이내 (사망한 달 말일부터) | 자동차 이전 등록 | 차량등록사업소 |
| 6개월 이내 | 상속세 신고·납부, 부동산 취득세 신고, 주택연금 승계 신청 | 홈택스·세무서, 구청, 주택금융공사 |
| 6개월 이내 | 연금저축 계좌 배우자 승계 신청 | 해당 금융기관 |
| 1년 이내 |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신청 (사망일이 속한 달 말일부터) | 주민센터, 정부24 |
| 3년 이내 | 사망보험금 청구 | 보험회사 |
| 5년 이내 | 국민연금 유족연금·사망일시금 청구 | 국민연금공단 지사 어디서나 |
기한이 지나면 과태료가 붙거나(사망신고), 가산세가 붙거나(상속세), 권리가 소멸합니다(유족연금·보험금). 이 표를 전부 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 굵게 표시한 네 줄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1. 사망신고, 모든 절차가 여기서 시작됩니다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안에 병원에서 받은 사망진단서 원본을 가지고 신고합니다. 주민센터 어디서나 가능합니다. 이 신고가 되어야 아래의 모든 절차(상속 조회, 연금 청구, 명의 변경)가 움직입니다. 장례를 마치고 나면 가장 먼저 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2.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로 재산과 빚을 한 번에 봅니다
고인의 예금·대출·보험·증권·연금(국민·공무원·사학·군인)·세금 체납·부동산·자동차를 한 번의 신청으로 조회하는 서비스입니다.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안에 주민센터나 정부24에서 신청하면 각 기관이 결과를 문자나 우편으로 알려줍니다.
신청하면 고인 계좌가 정지됩니다
금융 조회를 신청하면 각 금융회사가 사망 사실을 인지해 고인 명의 계좌의 거래를 정지합니다. 그 계좌에서 나가던 공과금, 보험료, 통신비, 대출 이자 자동이체가 끊깁니다. 밀린 보험료로 보장이 사라지거나 대출이 연체되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신청 전에 고인 계좌의 자동이체 목록을 확인해서 본인 계좌로 옮겨둬야 합니다. 어카운트인포로는 고인 명의 자동이체가 조회되지 않습니다. 통장 거래내역과 카드 명세서를 한 줄씩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빚도 함께 조회됩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빚이 재산보다 많을 때 3개월 안에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판단만큼은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3. 국민연금, 유족연금을 청구합니다
고인이 국민연금에 가입했거나 받고 있었다면 배우자에게 유족연금 수급권이 생깁니다. 청구 시효는 5년이고 공단 지사 어디서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준비물은 고인의 사망 사실이 반영된 가족관계증명서, 배우자 신분증, 통장입니다.
본인도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면 두 연금을 모두 받을 수 없고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본인 연금을 선택하면 유족연금의 30%가 더해지고, 유족연금을 선택하면 본인 연금은 받지 못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금액에 따라 다릅니다. 저라면 공단에서 두 금액을 모두 받아 비교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지급률, 지급 정지 조건, 유족이 없을 때의 사망일시금은 유족연금 글에 정리했습니다.
4. 건강보험 자격이 바뀝니다
고인이 직장가입자였고 배우자가 그 피부양자였다면, 배우자는 지역가입자로 자동 전환되어 소득과 재산 기준으로 보험료가 매겨집니다. 직장에 다니는 자녀가 있으면 그 자녀의 피부양자로 들어갈 수 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유족연금은 비과세 소득이라 건강보험 소득 산정에서 빠지는 것으로 안내되지만, 본인 사례의 반영 여부는 공단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기초연금 소득인정액에는 공적이전소득으로 전액 잡힙니다. 지역가입자 보험료의 구조는 퇴직 후 건강보험료에서 설명했습니다.
5. 주택연금은 승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부부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나도 남은 배우자가 같은 금액을 계속 받는다, 이것이 주택연금의 설계입니다. 그런데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 저당권 방식으로 가입했다면 배우자가 주택 소유권을 이전받고 채무를 인수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며, 이때 자녀 등 다른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자녀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여기서 막힐 수 있습니다. 이걸 왜 가입할 때 아무도 크게 안 알려주나 싶은 부분입니다.
- 신탁 방식으로 가입했다면 배우자에게 자동 승계됩니다.
승계 신청에는 기한이 있습니다(공사 안내 기준 6개월 이내). 사망 직후에 주택금융공사에 연락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가입 시 어떤 방식을 택했는지는 계약서에 있습니다. 주택연금 글에서 다뤘듯 월지급금이 연소자 기준인 이유가 바로 이 승계 구조입니다.
6. 퇴직연금·개인연금 계좌
- 연금저축. 가입자 사망은 세법상 "부득이한 사유"이므로 계좌를 해지해도 16.5% 기타소득세가 아닌 낮은 연금소득세율이 적용됩니다. 배우자는 사망일이 속한 달 말일부터 6개월 안에 계좌를 본인 명의로 승계해 연금으로 이어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금융기관과 상담해보는 게 좋습니다.
- IRP. 연금저축과 같은 규정으로 배우자에 한해 사망한 달 말일부터 6개월 안에 승계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상속인은 해지해 수령합니다. 세부 절차는 금융기관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 퇴직연금(DB·DC) 미수령분. 고인이 재직 중이었다면 회사와 퇴직연금 사업자에 상속인이 청구합니다.
이 계좌들은 모두 상속재산에 들어갑니다. 빠뜨리기 쉬운 항목입니다.
7. 상속세, "10억 이하면 없다"는 말의 정확한 조건
널리 알려진 통설은 일괄공제 5억 원 + 배우자상속공제 최소 5억 원 = 10억 원이라는 계산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이 계산이 성립하려면 조건이 붙습니다. 하나씩 봐야 합니다.
| 조건 | 내용 |
|---|---|
| 배우자가 살아 있을 것 | 배우자상속공제는 배우자가 있을 때만 적용됩니다. |
| 자녀 등 다른 상속인도 있을 것 | 배우자가 단독 상속인이면 일괄공제 5억 원을 쓸 수 없고 기초공제 2억 원과 인적공제만 적용됩니다. 이 경우 공제 총액은 10억 원에 못 미칩니다. |
| 재산에 합산되는 것 | 부동산·예금뿐 아니라 사망보험금, 퇴직금·퇴직연금, 사망 전 10년 이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이 모두 더해집니다. |
| 배우자공제의 한도 | 최소 5억 원이지만 실제 상속받은 금액과 법정 지분 범위 안에서 최대 30억 원까지입니다. |
바꿔 말하면 자녀 없이 부부만 있는 가정, 사망보험금이 큰 경우, 최근 10년 안에 자녀에게 증여한 이력이 있는 경우는 통설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속세 신고 기한은 사망일이 속한 달 말일부터 6개월이며, 세액이 없더라도 신고해두면 나중에 부동산을 팔 때 취득가액 입증에 유리합니다. 상속세 제도는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이니, 신고 시점의 법을 국세청에서 한 번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이 사이트는 상속세 계산기를 제공하지 않으며, 금액이 크다면 세무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지금 미리 해둘 수 있는 것
위의 절차는 대부분 "그때 가서" 처리하게 됩니다. 그래도 지금 해두면 그때의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이 글에서 제일 실용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부부 각자의 계좌·보험·연금·자동이체 목록을 한 장에 정리해 서로 알고 있기
- 주택연금에 가입했다면 저당권 방식인지 신탁 방식인지 확인하고, 저당권 방식이면 자녀와 승계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기
- 각자의 국민연금 예상액과 상대가 받을 유족연금액을 공단에서 조회해두기
- 연금저축·IRP의 수익자와 승계 가능 여부를 금융기관에 확인해두기
확인할 곳
- 정부24 —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신청, 사망신고 안내.
- 국민연금공단: 유족연금·사망일시금 청구(1355).
- 국민건강보험공단: 자격 변동, 피부양자 등재(1577-1000).
-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 승계(1688-8114).
- 국세청: 상속세 신고, 공제 요건(126).
배우자가 먼저 떠난 뒤 남은 사람의 생활비를 유족연금과 남는 자산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계산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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