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은퇴 준비의 절반을 회사가 대신합니다. 국민연금 보험료 절반을 회사가 내주고, 퇴직금을 쌓아주고, 고용보험에 넣어주고, 건강보험료도 반씩 냅니다.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는 이 넷이 전부 본인 몫입니다. 그래서 직장인용 은퇴 글을 읽다 보면 자영업자에게 해당하지 않는 부분이 꽤 있는데, 그 부분과 대신 해야 할 것을 여기서 짚어보려 합니다.
직장인과 무엇이 다른가
| 항목 | 직장인 | 자영업자·프리랜서 |
|---|---|---|
| 국민연금 | 회사와 반씩 부담, 자동 납부 | 전액 본인 부담, 소득 신고에 따라 결정 |
| 퇴직금·퇴직연금 | 회사가 적립 | 없음 |
| 실업급여 | 고용보험 자동 가입 | 임의가입한 경우에만 |
| 건강보험 | 직장가입자, 회사와 반씩 | 지역가입자, 소득·재산 기준 전액 본인 |
| 개인연금 세액공제 | 가능 | 가능 (동일 한도) |
| 정년 | 60세 | 없음. 일할 수 있는 만큼 |
마지막 줄은 자영업자가 유리한 점입니다. 정년이 없으니 은퇴 크레바스가 강제로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건강이나 업황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되는 시점은 본인이 정하지 못합니다. 이쪽도 같이 봐야 합니다.
1. 국민연금, 지역가입자라면 무엇을 봐야 하나
사업자등록이 있는 자영업자도, 3.3%를 떼고 받는 프리랜서도 국민연금에서는 지역가입자입니다. 보험료율은 2026년 기준 소득의 9.5%이고 2033년 13%까지 매년 0.5%포인트씩 오르는데, 직장인은 이 중 절반만 내지만 지역가입자는 전액을 냅니다. 기준이 되는 소득에는 상한과 하한이 있어 소득이 아주 높아도 보험료가 무한정 오르지는 않습니다.
납부예외는 공짜가 아닙니다
소득이 없거나 사업이 어려운 해에 "납부예외"를 신청하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그 기간은 가입기간에서 빠집니다. 자영업자 중에 수급 자격인 120개월을 못 채우는 분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납부예외로 비운 기간은 나중에 추후납부(추납)로 채울 수 있으며, 그 방법은 가입기간 늘리는 방법에서 정리했습니다. 지금 가입기간이 몇 개월인지는 공단에서 조회해보면 바로 나옵니다.
소득이 낮은 지역가입자가 보험료 납부를 다시 시작하면 일정 기간 보험료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지원 비율과 기간, 소득 기준이 계속 바뀌어 와서, 본인이 대상인지는 국민연금공단(1355)에 직접 물어보는 게 제일 빠릅니다. 60세가 되어 의무가입이 끝난 뒤에도 65세가 되기 전에 신청하면 임의계속가입으로 기간을 더 채울 수 있습니다.
2. 퇴직금이 없다면 대신 무엇을 쓰나
직장인의 은퇴 자금에서 퇴직금은 흔히 가장 큰 목돈입니다. 자영업자에게는 이게 없습니다. 그러니 같은 역할을 하는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공적 성격이 있는 장치로는 아래 셋을 꼽을 수 있습니다.
노란우산공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소기업·소상공인 공제입니다. 매달 일정액을 부어두고 폐업, 사망, 노령(만 60세 이상이고 10년 이상 납입), 퇴임 시에 받습니다. 사실상 자영업자의 퇴직금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제도입니다.
- 소득공제. 납입액을 사업소득에서 공제받습니다. 한도는 소득 구간에 따라 연 200만~600만 원 사이인데, 구간별 한도에 개정이 있었으니 그해 기준을 봐야 합니다.
- 압류 금지. 법으로 압류·양도·담보 제공이 금지되어, 사업이 잘못되어도 이 돈은 지켜집니다. 저는 자영업자에게는 이 점이 소득공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 주의. 위 사유가 아닌 임의 해지는 원금 손실과 공제받은 세금의 환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입 전에 해지 조건을 반드시 봐두셔야 합니다.
노란우산공제는 공적 성격이 있지만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공제 상품입니다. 여기서는 제도의 구조를 설명할 뿐, 가입을 권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입 자격(업종별 매출 기준)과 조건은 노란우산공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임의가입
근로자를 쓰지 않거나 50인 미만인 자영업자는 고용보험에 스스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가입 후 일정 기간(1년 이상)이 지나 비자발적으로 폐업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료는 본인이 선택한 기준보수에 따라 정해지며 전액 본인 부담입니다. 개업 후 5년 안에만 가입할 수 있던 기한 제한은 폐지가 추진되어 조건이 달라졌을 수 있으니 고용보험에서 미리 봐두는 게 좋습니다.
IRP와 연금저축
자영업자도 IRP에 가입할 수 있고(2017년 7월부터), 세액공제 한도는 근로자와 같습니다. 세액공제의 크기와 조건은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글에서 다뤘습니다. 자영업자가 특히 눈여겨볼 점은, 소득이 해마다 크게 달라지니 소득이 많은 해에 납입을 늘리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세액공제는 그해 낼 세금이 있어야 실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3. 소득 신고가 곧 연금 준비입니다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신고한 소득에 따라 정해집니다. 그래서 세금을 줄이려 소득을 낮게 신고하면 국민연금 가입 소득도 낮아져 나중에 받는 연금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소득을 제대로 신고하면 보험료 부담은 늘지만 연금액과 노란우산·IRP 공제 실익도 늘어납니다. 프리랜서의 소득 신고와 세금 구조는 부업 세금 글의 내용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또 하나, 사업소득과 연금의 관계입니다.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한 뒤에도 사업을 계속하면, 월평균 사업·근로소득이 A값에 200만 원을 더한 약 519만 원을 넘는 경우 연금이 일부 감액될 수 있습니다. 정년이 없는 자영업자에게는 오히려 이 조건이 더 자주 해당됩니다.
4. 건강보험료는 이미 지역가입자
직장인이 퇴직 후 가장 놀라는 건강보험료 인상은 자영업자에게는 이미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소득과 재산에 따라 보험료가 매겨지는 구조가 그대로 이어지므로 은퇴 시점에 급격한 변화는 없습니다. 사업소득이 사라지면 보험료는 줄어듭니다. 그런데 국민연금 수령이 시작되면 그 절반이 소득으로 잡혀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럼 어디서부터 점검하나
- 국민연금 가입기간 조회. 120개월을 채웠는지, 납부예외 기간이 얼마인지 봅니다.
- 추납 가능 기간 확인. 비어 있는 기간을 채울 수 있는지, 비용은 얼마인지 공단에 문의합니다.
- 퇴직금 역할을 할 자산 점검. 노란우산·IRP·기타 저축 중 "일을 그만둔 뒤 쓸 목돈"이 얼마인지 합산합니다.
- 일을 그만두는 시점을 가정. 정년이 없어도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을까"를 보수적으로 정하고, 그 뒤 생활비를 계산합니다. 가장 많이 건너뛰는 단계가 이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확인할 곳
- 국민연금공단: 지역가입자 보험료, 납부예외·추납, 저소득 지역가입자 지원(1355).
- 노란우산공제: 가입 자격, 소득공제 한도, 지급 사유.
- 고용보험: 자영업자 임의가입 요건과 보험료.
- 국세청: 사업소득 신고, 노란우산·연금계좌 공제.
퇴직금 칸을 0으로 두고, 노란우산·IRP 등 직접 모은 금액을 넣어 부족액을 계산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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