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연금에서 2층인 퇴직연금을 세 가지로 소개했습니다. 여기서는 그중 "내 것은 어느 유형이고, 그래서 퇴직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만 파고듭니다. 유형을 모르면 퇴직금이 예상보다 적게 나와도 이유를 모르고, 계좌에 돈이 잠들어 있어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먼저, 내 회사가 퇴직연금을 하는지
모든 회사가 퇴직연금을 운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퇴직연금 제도가 없는 회사는 예전 방식의 퇴직금 제도를 유지하며, 퇴직 시 회사가 직접 지급합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퇴직금을 못 받을 위험이 있는 구조라서, 퇴직연금은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내 회사가 어느 쪽인지, 퇴직연금이라면 어떤 유형인지는 인사팀에 묻거나 통합연금포털에서 조회하면 바로 나옵니다.
상시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2027년부터 100명 미만)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에 가입할 수 있으며 정부 지원이 있습니다. 소규모 회사에 다닌다면 회사에 이 제도를 알고 있는지 물어볼 만합니다.
DB형과 DC형, 무엇이 다른가
| 구분 | DB형 (확정급여형) | DC형 (확정기여형) |
|---|---|---|
| 받는 금액 |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로 확정 | 회사가 넣은 돈 + 운용 결과. 확정되지 않음 |
| 회사가 하는 것 | 필요한 금액을 적립하고 운용 | 매년 연간 임금의 1/12 이상을 본인 계좌에 입금 |
| 운용 책임 | 회사 | 본인 |
| 임금이 오르면 | 유리. 마지막 임금이 기준 | 그해 입금액만 늘어남 |
| 임금이 깎이면 | 불리. 깎인 임금이 기준 | 이미 쌓인 돈은 영향 없음 |
| 맞는 경우 | 임금이 정년까지 오르는 구조 | 이직이 잦거나, 임금피크가 예정된 경우 |
이 표에서 볼 것은 마지막 두 줄입니다. 나머지는 외우실 필요 없습니다. DB형은 임금이 정년까지 계속 오르는 사람에게 유리하고, 임금피크제처럼 퇴직 전에 임금이 깎이는 구조에서는 불리합니다.
임금피크제를 앞둔 DB형 가입자가 회사에 물어야 할 것
퇴직금은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이 기준입니다. 임금피크로 임금이 60%로 줄어든 뒤 퇴직하면, DB형에서는 30년 근속 전체의 퇴직금이 줄어든 임금으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회사들이 처리하는 방식은 몇 가지가 있고, 어느 방식인지는 회사 규약에 달려 있습니다.
- 퇴직연금이 없는 퇴직금제도 회사라면 피크 시점에 중간정산하는 방식 (임금피크는 퇴직금제도에서만 인정되는 중간정산 사유이고, DB형 퇴직연금은 중간정산이 되지 않습니다)
- 피크 시점에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는 방식. 그 시점까지의 금액을 DC 계좌로 옮기고 이후는 DC로 쌓습니다.
- 별도 조치 없이 피크 후 임금으로 계산하는 방식
DC형으로의 전환은 회사 규약에 DB와 DC 두 제도가 모두 있어야 가능하고, 개인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환하세요"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임금피크 대상이 되기 전에 아래 질문을 회사에 던져보시라고 권합니다.
회사에 확인할 질문
- 우리 회사 퇴직연금 규약에 DB형과 DC형이 모두 있습니까?
- 임금피크 시점에 퇴직금 중간정산이나 DC 전환을 할 수 있습니까? 신청 기한이 있습니까?
- 아무 조치를 하지 않으면 퇴직금은 어느 시점 임금으로 계산됩니까?
- 피크 전 임금으로 계산한 예상 퇴직금과 피크 후 임금으로 계산한 예상 퇴직금은 각각 얼마입니까?
4번의 두 금액 차이가 곧 이 결정의 크기입니다. 전환이 유리한지는 임금 하락 폭, 남은 기간, 본인의 운용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숫자를 받아본 뒤에 판단할 일입니다. 이 시기의 결정은 정년 이후 근무 방식과도 맞물립니다.
DC형·IRP 가입자는 돈이 잠들어 있지 않은지 봐야 합니다
DC형은 운용을 본인이 합니다. 그런데 회사가 가입시켜준 뒤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분이 많습니다.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돈은 대기성 자금이나 만기 지난 예금 상태로 사실상 방치됩니다. 20~30년 쌓이는 돈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익으로 머무는 것은 실질 가치가 매년 줄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2023년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전면 시행됐습니다. 가입자가 미리 지정한 상품으로, 운용 지시가 없을 때 자동으로 운용되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지정 자체를 해야 작동합니다. 지정하지 않았다면 방치 상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은 이렇습니다.
- 디폴트옵션을 지정했는가. 금융기관 앱이나 지점에서 확인합니다. 지정 상품은 위험 수준별로 몇 가지가 제시되며, 어느 것이 맞는지는 본인이 판단할 일입니다.
- 현재 적립금이 어디에 들어 있는가. 만기가 지난 예금이나 현금성 자산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은지 봅니다.
- 수수료가 얼마인가. DC형 수수료는 회사가 부담하는 경우가 많지만, IRP는 본인 부담입니다. 연 수수료율이 얼마인지는 알아두어야 합니다.
어떤 상품에 넣어야 하는지는 이 사이트가 다루지 않습니다. 그래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가 가장 나쁘다는 것 하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퇴직할 때 IRP로 옮기는 규칙
- 55세 미만에 퇴직하면 퇴직급여는 본인 명의 IRP 계좌로 의무 이전됩니다. 소액(300만 원 이하) 등 예외를 빼면 일반 통장으로 받을 수 없습니다.
- 55세 이상에 퇴직하면 IRP로 옮기거나 일반 계좌로 받는 것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선택이 곧 일시금과 연금의 세금 차이 문제입니다.
- IRP로 옮긴 뒤 다른 금융기관으로 바꾸고 싶다면, 2024년 10월부터 실물이전이 가능해 보유 상품을 팔지 않고 그대로 옮길 수 있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이전이 되는지는 양쪽 기관에 물어봐야 합니다.
회사가 IRP 계좌번호를 요구하는 시점에는 이미 계좌가 있어야 합니다. 퇴직이 정해지면 미리 만들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퇴직 시 함께 챙길 서류는 퇴직 서류 글에 정리했습니다.
제도 변경 논의, 확정된 것과 아닌 것
퇴직연금을 모든 사업장에 의무화하는 방안, 기금을 모아 전문기관이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을 넓히는 방안이 입법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대상 기금형(푸른씨앗)은 이미 시행 중이고 가입 대상이 넓어졌지만, 전 사업장 의무화와 대형 기금형은 2026년 9월 기준으로 저는 입법 진행 단계로 봅니다. 시행이 확정되면 DC형 가입자의 운용 방식에 변화가 있을 수 있으니 고용노동부 발표를 지켜봐야 합니다. 현재 확정되어 시행 중인 것은 위에서 설명한 DB·DC·IRP 세 유형, 디폴트옵션, IRP 의무이전, 실물이전입니다.
확인할 곳
-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제도 안내, 임금피크 중간정산 요건(1350).
- 근로복지공단 퇴직연금.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 안내.
-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수수료 비교 공시, 디폴트옵션 안내.
- 통합연금포털. 내 퇴직연금 유형과 적립금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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